제주도로 이주해 온지도 벌써 5년이 다 되어 갑니다.
처음 제주도로 온다고 했을 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었습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제주도에서 살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제주도 사람들이 타지에서 온 사람들에게 무척 배타적이라고,
실제로 유튜브 등에서 그런 경험담을 많이 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별 대안이 없어 제주도로 이주해 왔었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가끔은 '제주도민들이 배타적이다'라는 그 때의 말들을 생각해 보는데
그말에 저는 반대의 의견입니다.
어제 같이 일하는 여사님이 브로컬리를 주셨어요.
힘들게 농사 지으신 것이니 파시라고 했지만, 가져온 것이니 그냥 가져다 먹으라고 하시네요.
두 식구니 조금만 달라고 사정(?) 해서 6개만 받아 왔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햇감자를 20kg 이나 주셨어요. 두 식구가 여름내내 쪄먹고, 샐러드 만들어 먹고, 볶아먹고, 졸여 먹고
그 때 찐 살들을 아직도 정리 못하고 있네요.ㅜㅜ
사실 저는 이런 친절에 익숙하지 않은 편입니다. 받으면 무언가를 돌려주어야 할 것 같은데 농사를 짓지 않으니 겨우 마트에서 사다 주는 방법 밖에는 없거든요.
그게 좀 각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농사 지은 깨와 직접 짠 참기름을 주신다는 걸 거절한 적도 있었습니다. 친정에서 받은 게 있다고 최대한
서운하시지 않게 거절했는데 그때의 거절이 있어서 인지
이번에는 아주 조심스럽게 물어오셔서
더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호텔에서 일하는 여사님들은 정말 힘든 일을 하십니다.
그런데도 집에서 농사까지 짓는 걸 보면
제주도 여자분들의 강한 생활력이 느껴져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 여사님 말고도 어찌어찌 알게된 분들의 친절에 당황할 때도 있습니다.
남편이 예전에 일했던 회사 직원분이
농사 지으신 귤을 가져다 먹으라고 연락이 오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런 이야기들이 나왔을까요?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니까
표현 방식도 다른 것 같고,
제주도 방언이 억양이 강하고 이해 안되는 말들이 있기 때문에
오해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혹시나
제주도민들이 자기들끼리만 어울리고
타지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에게 배타적이라는 말 때문에
제주도 이주를 망설이는 분들이 계시다면
직접 와서 생활해 보시라고 ,
살아 보시면 다른 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거라고 꼭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제주살이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쏘카 렌트 사용 후기: 제주에서 전주까지 당일치기 (84) | 2025.03.27 |
---|---|
제주도 호텔 일자리 비수기 근황 2 : 일자리는 있어요. (140) | 2025.03.25 |
제주도 호텔 일자리 비수기 근황 (92) | 2025.03.11 |
제주도의 세시풍습 : 이사는 신구간에 합니다. (17) | 2025.02.01 |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의 차이점 (18) | 2025.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