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생활을 시작한 지 5년이 넘었다.
출근을 하다보면 자주는 아니지만 등기 우편물을 집에서 받지 못해 우체국으로 찾으러 갈 때가 있다.
며칠전에도 새로 발급 받은 카드를 찾으러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출근 전에 모슬포 우체국에 갔었다. 우체국 오픈 시간을 기다리는데 입구 옆에 오래된 석상이 눈에 들어왔다. 모슬포 우체국을 방문한 게 벌써 몇 번인데 그동안 못봤다는 게 신기했다.
상모리 석상

제주특별자치도 향토 유형유산
상모리석상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와 하모리 경계에 세웠던 것으로
이는 풍수지리학적으로 약한 서남쪽 방향의 기운을 막아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언제부터 세워졌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상모리와 하모리가 구분될 당시인 조선시대 영조 25년(1749) 이후일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석상은 일제 강점기 때 머리와 몸통이 분리되어 매립, 방치되어 있다가 1990년에 이르러 지금과 같이 복원되었다고 한다. 석상의 배에는 '방어'를 의미하는 한자인 '干' 자가 새겨져 있고, 전체적인 형태는 돌하르방이나 동자석 등의 인물 석상에 가까워 보인다.

상모리 석상은 제주도내 마을에 세워지는 일반적인 형태의 방사탑, 거욱대( 마을에 불길한 징조가 보이거나 지형이 터져 있어 허할 때, 그것을 막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돌탑') 등과는 달리 단독 인물 석상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을 지니고 있어 제주특별자치도 향토유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지난번 추사관 방문했을 때 근처 하루방 안내문에 여러곳에 옮겨진 석상에 대해 읽은 기억이 있다. 모슬포 우체국 입구에 있는 상모리 석상 역시 그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제주도에서 산다는 건 관광지의 중심에서 관광과 함께 사는 생활인 것 같다.
어디에나 있는 흔한 현무암 하르방과 그 비슷한 조각들이란 생각으로,
너무 익숙해서 별 감흥없이 스쳐가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한번 더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의 가치를 잊지 않도록,
잠시 멈춤의 시간을 챙기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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