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생활

제주도의 세시풍습 : 이사는 신구간에 합니다.

essay4023 2025. 2. 1. 09:08


신구간의 의미
신구간 은 제주도의 세시풍속 중 음력 정월 초순경을 전후해 지상의 신들이 천상으로 올라가 있는 구간을 뜻합니다.

24절기 중 대한이 지난 후 5일에서 입춘 전 3일 사이의 일주일이 신구간에 해당합니다

인간 세상을 관장하던 신들이 지난해에 했던 일들을 보고하고 새로운 임무를 받아 지상으로 내려올 때 까지의 이 기간에는
지상에 어떤 신격들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금기시 했던 일들을 해도 탈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되었다고 합니다.

신구간의 풍속
제주도 사람들은 이 기간에 이사 외에도
묘지의 담을 손 본다거나, 특히 변소의 수리를 하였다고 합니다. 육지에서 이사나 혼례등의 큰 일은 '손이 없는날'을 찾아서 했던 것처럼
이 신구간이 '손이 없는 날'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제가 제주도에 내려왔던 2020년도에도
이사는 이
신구간 기간에 많이 한다고 하셨던 기억이 있네요

신구간의 의의
제주도에는 토속신앙이 비교적 많이 남아 있는 편인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사를 한다는 것은 새로운 가신(집의 신)들이 관장하는 세계로 옮겨가는 일이고 '신구간' 이 아니라면 여러 신에게 맞는 의례를 행하며 무탈을 기원해야 하는데, 신과 관련된 행위를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는 시기인 '신구간'은 사람들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주지역은 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하고 습기가 많아서 '신구간' 기간과 같이 아주 추운날씨에 이사를 하거나 집수리를 하지 않으면 탈이 날 염려가 있었고, 이때가 농한기라서 일손을 구하기 쉽다는 환경적 요인에서 '신구간' 풍속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제주도에서도 이사를 하는데 특별히 신구간에 하지는 않지만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이런 풍습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얘기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