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책을 한권 샀습니다. 첫여름, 완주 . 박정민 배우가 대표로 있는 무제라는 출판사에서 펴낸 책입니다.
구매 이유
사실 박정민 배우의 팬은 아닙니다. 김금희 라는 작가가 쓴 책을 읽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 라는 책을 읽고 싶었지만 도서관에는 항상 대여중이라 아직 읽어 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첫여름, 완주' 라는 책을 구입까지 해서 읽은 이유는 박정민 배우가 이 책을 만든 뜻이 좋아서 동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시각에 장애가 있어 책을 읽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오디오북으로 먼저 출간한 책이라고 합니다. 그 분들이 먼저 읽었던(들었던) 책이 일반인들도 좋아하는 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신 분들이 멋지다고 생각 했습니다.
줄거리
어릴 때 비디오 가게를 했던 집의 막내딸 손열매는 자막을 읽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영화 '마스크' 대사를 읽어 드리다가 성우가 되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서울에서 같이 살던 수미언니가 돈을 빌려가 갚지 않고 사라지고, 성우 생활이 힘들만큼 건강에 이상이 생기자, 수미언니의 고향집으로 돈을 받으러 찾아갑니다. 수미언니의 엄마 집에서 한 여름을 지내며, 동네 사람들과 어울리고 생활하며 조금씩 치유되어가는 이야기입니다.
후기
쿠팡에서 무료배송으로 구입했는데, 처음 책을 받아들고는 너무 작은 크기에 살짝 당황했었습니다. 더구나 잠깐 펼쳐본 페이지가 대본처럼 인쇄된 걸 보고는 잠깐 실망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희곡을 싫어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자 다른 일을 안하고 계속 보고 싶을 만큼 재미있었고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김금희 작가의 책은 처음인데, 요소 요소에 나오는 대사들이 피식 웃음짓게 해서 좋았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오디오북에 개그맨 최양락씨가 할아버지 역을 맡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가 연상되는 대사들도 재미있었습니다.
- 양미 : 어른이 어른이 싫으면 어떡해? 어른인데?
- 손열매 : 그럼 너는 학생이 학생이 싫으면 어떡해? 학생인데?
이런식의 티키타카도 좋았고, 영화 '첨밀밀'의 장만옥을 '슬픔 앞에 무너져 내린 사람의 비관과 그럼에도 변치않는 말갛고 천진한 낙관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라고 표현한 부분은 주인공 손열매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사연도 손열매의 사연도, 그리고 수미언니의 이야기까지 아프지 않은 사연이 없지만, 사납지 않고 다정한 사람들의 이야기 였습니다.
읽는데 2~3시간이면 충분한 분량이지만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 열린 결말의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위에 지쳐 힘들때 이 여름이 행복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줄 이야기,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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